괴물은 이랬다.

2006. 8. 28. 10:14듣다, 읽다, 보다















괴물에 대한 영화평을 조금 써볼가 한다
올해 본 최고의 웰메이드 영화

영화 오프닝부터 괴물이 뛰쳐나와 한강시민공원에서 마음껏 나체를 뽐낸다.
공포와 비극 사이에 불쑥불쑥 등장하는 블랙코미디의 엇박자.
평범하다 못해 모자라기까지한 소시민적 주인공들.
우리 손으로 만든 충분히 스릴있고 익사이팅한 장르파과적 괴수 오락영화 탄생.
'괴물'에 대한 호평들이다. 그러나 캐릭터 표현에 있어서는 아주 약간 붕뜬
그러나 가족애가 있다는.

영화 '살인의 추억'의 대단히 공포스럽고 음침한 분위기가 관객을 압도한 가운데,
리얼하게 살아숨쉬는 캐릭터들과 적재적소의 유머들은 놀라웠다.
하지만 괴물에서의 송강호는 시끄러웠고, 때론 답답하기까지
박해일은 어딘지 모르게 겉돈다.

때론 네명의 가족들이 뿜어내는 대사와 제스쳐는 맛깔스럽게
착착 달라붙지 못하고 때로는 몰입을 방해한다.
가족을 잃은 비극에 걸맞게 좀더 비장했어야 했고,
최소한 배두나 하나라도 좀더 진지하고 현실적인 캐릭터였으면 싶다.
그러나 나는 그런 설정이 봉준호 감독의 철저한 계산된 행동이라 생각한다
변희봉 할배에'네 덕분에 우리 식구가 다 모였구나'는 최고의 명대사였다

버리고 흡수하고, 배설하고 먹고, 적응하고 변태하는 이 세상의 흐름, 그
것은 한강의 흐름이며 한강으로 대변된다.

그러나 한강 속에 잉태된 것은 괴물이었고,
그 괴물은 어떠한 악순환이 어느 순간 굵은 매듭을 지으면서 생겨난
지극히 예고된 존재였을 것이다.

마지막에 뿜어지는 맹독성 노란 가스가 괴물을 잠재우는데 일조를 하지만,
또다른 괴물을 잉태시킬 악순환의 고리를 더욱 단단하게 살찌웠을 뿐이며,
이것은 명백한 비극이며 공포이다. 이 세상 자체가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마지막에 살아난 꼬마를 통해 봉준호는 희망을 말하고 싶었나보다.

정말 괜찮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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