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은 안오고..

2006. 5. 3. 01:04이최공감

크게 새로울 것, 아니 왠만해선 놀라울 일이 없다.

딱히 먹고 싶어 안달나는 것도 없다.

얼굴 살이 빠지면 미워진다.

풍경 속에서 까르르 웃고 있는 내가 아니라,

무리에서 분리된 유령 같은 나를

3인칭의 시점에서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아진다.

매일매일의 알코올 흡수가 즐거웠던 그때는 가고

술독에 빠지는 일이란 정말로 독하게 작정해야 가능한 일이다.

몸이 결코 예전같지 않으며,

정말 바보처럼 가끔 나 자신이 바보같다는 생각을 한다.

세상에 대한 분노가 무뎌졌지만,

가끔씩 터지는 울분은 더욱 거센 폭포수처럼 나를 내려치고.


아, 나이듦이란,

이래도 아름답다 말할 수 있는가.

비로소 얻은 깨달음이 아름답다는 것인가.

이젠 어린 망나니가 아니라서? 조금 여유로워진 생활때문에?


그건,

너와 세상을 배려하게 된 부쩍 커버린 마음 때문이겠지.

네 마음이 아름답게 단풍지고 있기 때문이겠지.

두번도 없을, 그 한번의 날들이 물들여 놓은 너의 두눈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