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벗고 나를 비우고
2005. 7. 11. 01:23ㆍ듣다, 읽다, 보다
-매일경제신문발췌-
암자란 불교만의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다.
불교가 아닌 다른 종교를 믿 더라도 산길을 가다가 기웃거려보고 싶은 곳, 쉬어가고 싶은 곳이 바로 암자다 . 이른 아침 암자에 오른다.
산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꼭 '밤새 잘 잤니' 하고 서로 안부를 묻는 것 같아 정겹다.
풀잎 끝에 맺힌 이슬 한방울도 예사롭게 보 이지 않는다.
그것이 영롱하고 아름다운 것은 뒤돌아보지 않고 온몸을 던지기 때문이라는 사 실을 아는 까닭이다.
아침 햇살 가득한 아래 세상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힘들고 지치게 하는 고난의 저잣거리도 먼 풍경으로 보니 제법 살 만한 곳으로 보인다.
물 위에 어린 그림 자를 바라보며 샘물 한 모금 마시는 일도 작지만 상큼한 행복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암자는 고향 옛집처럼 편안하고 지친 자식을 보듬어 주는 어머니 품처 럼 포근한 곳이다.
책은 10여 년 동안 매주 혹은 매달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암자를 찾아다닌, 그래서 '스님보다 암자를 더 많이 다닌 암자전문가'로 불리는 저자의 암자 순 례기다.
김천 천덕산 심성암, 합천 가야산 금강굴, 익산 미륵산 사자암, 담양 추월산 보리암 등 전국 곳곳에 위치한 암자 32곳이 소개돼 있다.
'산은 산 물은 물' '선방 가는 길' 등을 발표하며 지난 20여 년 동안 한결같이 명상적 산문과 소설로 저잣거리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던 저자는 책에서 암자의 사계 속에서 사색을 즐기고, 그 사이 문득 얻었던 깨달음들을 정감어린 문체로 풀어놓는다.
"자신을 모르는 사람은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저자는 "여행의 진정한 의미는 자기 성찰에 있다"고 강조한다.
그래서인지 책에 실린 글에는 암자를 찾는 것은 곧 나를 돌아보는 것이라는 수행자의 지극한 마음이 간곡히 드러나 있다.
"불가에 지심귀명례(至心歸命禮)라는 말이 있다.
지극한 마음으로 마음을 다 바쳐 부처에게 귀의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어찌 귀의하는 존재가 사람뿐일 것 인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말없이 자연으로 돌아간다.
나뭇잎을 보라. 찬 공기를 쐬며 붉디붉게 지심귀명례하고 있다.
허공을 보라. 푸르디푸르게 지심 귀명례하고 있다.
" 그의 말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암자를 찾는다는 것은 삶에 지친 마음을 쉬어보고자 하는 바람도 있지만 그보 다 더한 까닭은 '나는 누구인가'를 묻고자 하는, 곧 자기 자신에게 지심귀명례 하고자 함이다.
잎이 져버린 나무가 그러하듯 삶에 시달린 이만이 더 겸손해질 수 있다.
편히 안주할 곳이 없으므로 가진 자보다 더 빨리 자기 자신에게 돌아 갈 수 있다.
" 이런저런 목적에 가위눌린 나머지 목적의 노예가 되어 즐기고 아껴야 할 삶의 과정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는가. 이제라도 자신을 찾아 산중 암자로 떠나볼 일 이다.
자기 자신을 내면으로 향하게 하는 산사의 적막 속에 몸과 마음을 맡겨볼 일이 다.
마음향기 펴냄.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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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란 불교만의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다.
불교가 아닌 다른 종교를 믿 더라도 산길을 가다가 기웃거려보고 싶은 곳, 쉬어가고 싶은 곳이 바로 암자다 . 이른 아침 암자에 오른다.
산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꼭 '밤새 잘 잤니' 하고 서로 안부를 묻는 것 같아 정겹다.
풀잎 끝에 맺힌 이슬 한방울도 예사롭게 보 이지 않는다.
그것이 영롱하고 아름다운 것은 뒤돌아보지 않고 온몸을 던지기 때문이라는 사 실을 아는 까닭이다.
아침 햇살 가득한 아래 세상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힘들고 지치게 하는 고난의 저잣거리도 먼 풍경으로 보니 제법 살 만한 곳으로 보인다.
물 위에 어린 그림 자를 바라보며 샘물 한 모금 마시는 일도 작지만 상큼한 행복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암자는 고향 옛집처럼 편안하고 지친 자식을 보듬어 주는 어머니 품처 럼 포근한 곳이다.
책은 10여 년 동안 매주 혹은 매달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암자를 찾아다닌, 그래서 '스님보다 암자를 더 많이 다닌 암자전문가'로 불리는 저자의 암자 순 례기다.
김천 천덕산 심성암, 합천 가야산 금강굴, 익산 미륵산 사자암, 담양 추월산 보리암 등 전국 곳곳에 위치한 암자 32곳이 소개돼 있다.
'산은 산 물은 물' '선방 가는 길' 등을 발표하며 지난 20여 년 동안 한결같이 명상적 산문과 소설로 저잣거리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던 저자는 책에서 암자의 사계 속에서 사색을 즐기고, 그 사이 문득 얻었던 깨달음들을 정감어린 문체로 풀어놓는다.
"자신을 모르는 사람은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저자는 "여행의 진정한 의미는 자기 성찰에 있다"고 강조한다.
그래서인지 책에 실린 글에는 암자를 찾는 것은 곧 나를 돌아보는 것이라는 수행자의 지극한 마음이 간곡히 드러나 있다.
"불가에 지심귀명례(至心歸命禮)라는 말이 있다.
지극한 마음으로 마음을 다 바쳐 부처에게 귀의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어찌 귀의하는 존재가 사람뿐일 것 인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말없이 자연으로 돌아간다.
나뭇잎을 보라. 찬 공기를 쐬며 붉디붉게 지심귀명례하고 있다.
허공을 보라. 푸르디푸르게 지심 귀명례하고 있다.
" 그의 말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암자를 찾는다는 것은 삶에 지친 마음을 쉬어보고자 하는 바람도 있지만 그보 다 더한 까닭은 '나는 누구인가'를 묻고자 하는, 곧 자기 자신에게 지심귀명례 하고자 함이다.
잎이 져버린 나무가 그러하듯 삶에 시달린 이만이 더 겸손해질 수 있다.
편히 안주할 곳이 없으므로 가진 자보다 더 빨리 자기 자신에게 돌아 갈 수 있다.
" 이런저런 목적에 가위눌린 나머지 목적의 노예가 되어 즐기고 아껴야 할 삶의 과정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는가. 이제라도 자신을 찾아 산중 암자로 떠나볼 일 이다.
자기 자신을 내면으로 향하게 하는 산사의 적막 속에 몸과 마음을 맡겨볼 일이 다.
마음향기 펴냄.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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