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살 나는..

2011. 3. 4. 20:45이최공감


내 나이 33살. 철이 들기도 전에 두아이에 엄마가 되었고...
그런 딸이 애처롭고 안쓰럽기만 한 환갑을 앞둔 엄마는 매일 딸 집에 출퇴근하며 두 손주를 정성스럽게 보살펴 주시고..누구보다
편하게 생활하고 있는 나는 그게 행복인지도 모르고 오늘도 엄마한테 온갖 투정을 다 부린다.

9시에 집에 오셔서 온갖 청소며 빨래며..오후가 되면 동영이 유치원에서 데리고 와서 밥을 먹이고 40분 공부를 시키기 위해서
왕복 1시간 거리를 버스를 타고 주 4일을 다니신다. 주말이 되면 우리 부부 쉬라고 동영이를 봐주시고..
그렇게 6년째..작은 체구에...11년째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무릎 관절이 기형적으로 변형 됨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엄마는 둘째 손주를 안고 30분째 잠을 재우신다.

몇일전 엄마가 하신 말씀이 자꾸 잊혀지지가 않는다

"경선아, 엄마가 너랑 근호를 어렸을때 회사 다닌다고 많이 돌봐주지 못한게 엄마 평생 한이었는데..
이렇게 예쁜 손주들을 돌봐주면서 너랑 근호한테 미안한 마음..그때 많이 주지 못한 사랑을 줄수 있어서 엄마는 너무 행복해"

그런 엄마가 오늘 많이 다치셨다. 오후에 동영이 유치원에서 데리고 와야 하니까 오전에 시간이 쫒기셨던 엄마는
급하게 오전에 청소며 빨래며 하시고...쓰레기를 버리러 가시다가 심하게 넘어지셨다..
엄마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정도로 다치시고..그 예쁘고 작은 얼굴에 온통 멍과..핏자국과..혹으로

본인 얼굴이 그렇게 아프신데도..오늘도 엄마는 병원에 다녀 오신 후 또 두 손주들의 옷을 빨고 계신다.
얼마 얼굴을 보자마자 우는 내게 엄마는 말씀 하신다

"괜찮아 경선아. 그래도 얼마나 다행이니 뼈에는 이상없대. 엄마 괜찮아. 어서 우리 딸 몸이 회복되었음 좋겠다"

엄마만 생각하면 하염없이 눈물만 나온다.
휴..가슴이 먹먹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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